정유진 소개

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 체육교육 전공
인디스쿨 3기 대표 운영자이며  EBS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서 교사 상담을 했다. 
<<지니샘의 행복교실 만들기>>,  <<학급운영시스템>> 등 많은 저작이 있다. 

'정유진의 교육담론'은 정유진 선생님과 제주지역 초등학교 예비교사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Q) 언제부터 교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제가 고등학교를 경남 고창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 학교가 좀 독특한 학교에요. 그 때 교장선생님께서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어떻게 해야하냐고 묻는 것에 대해 이렇게 대답하시더라구요.

"당신들이나 똑바로 살아라."

이 말은 자기 삶은 엉망이면서 애들에게 잘 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행복하게 잘 살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그 길로 간다라는 뜻이죠. 그리고 이렇게도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교육을 이 시스템에서 어떻게든 삶을 연명할 수 있는 직업을 갖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아니다. 잘못된 시스템이라면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을 가진 사람을 키워야한다.

제가 고등학교 때 배운겁니다. 그래서 제가 교실을 변화시키고 학교를 변화시키는 등의 일을 계속 하고 있는거죠. 고등학교 때 그런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사실 저는 고등학교 때 아버지 일을 이어 농사를 지으려고 했어요. 과수원 일이요. 그래서 농대를 가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 때 기독교 모태신앙으로 기독교 학교에 가서 주일학교 교사를 좀 했었거든요. 그 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거에요. 그래서 교사, 한의사, 목사 세 가지 중에서 뭘할까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저는 목사처럼 도덕적으로 살 자신이 없는거에요. 왜?저는 고3 때 술먹고 정학을 당했을 정도로 술먹고 노는 걸 좋아하는 인간이에요.  이렇게 술을 좋아하는데 목사하면 안될 것 같아. 그래서 목사는 접었어요.

그리고 두번 째 한의사. 맨날 아픈 사람 보면서 사는 것도 힘들 것 같아. 그런데 아이들을 만나면 행복할거라 생각했어요. 이 아이들도 목사님이 만나야할 마음이 병든 아이들, 한의사가 만나야할 몸과 마음이 병든 아이들이 교실에 있더라구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심리상담을 공부하게 되고 다양한 대체의학을 공부하게 됐어요. 필요해서. 그러다보니 지금 교사로 살고 있어요.

제가 제 경험을 돌아보면 청소년기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왜 중요한지를 알 수 있어요. 제가 주일학교 교사를 하지 않았다면 교사를 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겁니다. 아마도 여행 가이드라든지... 떠돌아다니는 걸 너무 좋아해요. 전 김삿갓처럼 살고 싶은 사람이었어요. 한비야씨처럼 떠돌아다니며 여행다니며 살고싶었던 사람인데 그 시기에 아이들과 지내는 행복을 맛보는 바람에 교사의 길을 가게된 것 같아요.

그래서 어린 시절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거기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면 공부는 기초적인 것만 어느정도 받쳐주면 되는 것 같아요. 그 때부터 공부해도 늦지 않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핀란드, 스웨덴을 다녀왔을 때 보면 거기서는 공부를 빡세게 시키지 않아요. 기본 교육을 시킵니다. 되게 자유로울 것 같죠? 하지만 자유롭지 않아요. 어떤 부분에서 타인을 괴롭히거나 공동체를 흔드는 행동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합니다. 상호존중과 신뢰와 책임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고 그걸 바탕으로 생각의 자유로움이 있어요. '너희들 마음대로 해'가 아니더라구요.

그런 문화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고 거기서 내가 이걸 가지고 삶을 살아가보고 싶다는 것을 찾아가도록 해주는 걸 봤어요. 그걸 보면서 우리 교육도 그런 부분을 지향해야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