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도서출판 담론에서 제작하는 ‘교원총서(가)’의 일부입니다. 교원총서(가)는 선생님들의 교육담론을 담고 있으며 최소 100권의 시리즈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 문의 : damronbooks@gmail.com 

안진영 소개

제주교대 졸업 / 춘천교대 교육대학원 아동문학과 졸업 / 어린이도서연구회 
저서 : 동시집,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 (문학동네) 

안진영(이하 안) : 


그 날은 콩축제였어요. 콩을 좀 볶아갔죠. 그리고 수업은 마인드맵으로 진행했어요. 

"선생님이 지금 알려주는 방법은 일회성이 아니고 너희들이 앞으로 탐구하고 싶은 주제가 생겼을 때 탐구하는 방법이야. 혼자 공부하기 위해서 이걸 하는거야. 우리가 콩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큰 가지를 먼저 찾아야하는데 뭘 조사해야할까?"

이렇게 물어보면 콩의 종류, 콩의 효능, 콩과 잘 어울리는 음식궁합... 등등이 나와요. 이걸 마인드맵으로 그리죠. 

“자, 그럼 이걸 혼자서 다 조사할 수도 있지만 나눠서하자. 이건 어디서 할래? 그런데 자료는 인터넷에서 그대로 가져오면 안돼. 그건 빵점이야. 그걸 자기 말로 다 바꿔. 사진도 넣고."

그러면서 파워포인트 사용하는 방법을 아주 간단하게 알려줬어요. 그리고 모둠별로 나와서 발표를 한거죠. 그런데 그 날 이름은 콩축제였다고 했잖아요? 사실은 콩세미나를 한거죠. 


김외솔(이하 김) : 
 
하루종일 그걸 한거에요? 

안 :

2시간정도요. 


김 :

2시간정도. 그럼 그 때 교과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배치를 따로 해요?

안 :

네. 5교시라면 5시간 배울 것을 3시간에 배우고 나머지 2시간을 사용하는거에요. 전 애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요.

"선생님이 그날 공부할 것을 행사가 있다고 빠뜨린 일 있어?"

“아니요~"

“그래. 선생님은 다 해. 그 날 할 건 다 해. 다 하면서 새로운 방법으로 또 하는거야. 그러면 이 시간 어떻게 보내야해? 집중해야되겠지? 짧은 시간에 끝내야하니까."

모둠별로 자료를 찾고 발표할 시간이 오면  아이들은 제가 수업하듯 발표를 해요.

"이 발표자료 보고 느낀 거 얘기해보자, 잘했다고 생각한 거나 부족하다고 느낀 것, 아쉽다고 느낀 것등을 이야기해보자."

그러면 다양한 피드백이 나와요.

"저기는요 자기네들이 할 것의 순서를 미리 딱딱 말해줘서 좋았어요."

"아까 저 모듬은 우리가 모르는 낱말이 있는데 그걸 풀이를 안해줬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이런 자료가 들어가서 우리가 이야기하기 좋았어요"
 
이런 식으로 발표를 다 진단하는거에요. 그리고 나중에는  발표하는 애들이 제가 한 걸 자기네들이 따라하더라구요. '저의 발표를 보면서 아쉬운 점 있으면 발표해주세요’ , '질문할 거 있으면 발표해주세요’. 이렇게 자기네끼리 해요. 제가 수업하는 것처럼 노래도 가져와서 틀어주고, 발표자료에 근거해 퀴즈를 만들어서 물어보고. :) 


김 :

그렇게 애들이 스스로 그렇게 진행하는 게 사실 쉽지 않은 방법인데...

안 :

그러니까 너무 놀랍죠. 앞서 제가 말한 지적장애가 있는 애에게도 역할을 다 맡겼어요. 처음엔 안 맡기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 아이에게도 역할을 줘본거죠. 그런데 얘가 자기가 맡은 역할을 또박또박 잘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