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소개

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 체육교육 전공
인디스쿨 3기 대표 운영자이며  EBS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서 교사 상담을 했다. 
<<지니샘의 행복교실 만들기>>,  <<학급운영시스템>> 등 많은 저작이 있다. 

'정유진의 교육담론'은 정유진 선생님과 제주지역 초등학교 예비교사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Q) 인디스쿨은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셨는지, 그리고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있는지요?



제가 인디스쿨을 처음 알게된 것은 2002년이에요. 저는 2001년에 군대 복직을 했고 인디스쿨은 2000년도에 처음 생겼습니다. 2000년 12월 24일.

그 때만해도 예은이네... 혹시 아시나요? 허승환 선생님 예은이네? 슈퍼스타 분들이에요. 이 분들이 등장하기시 전의 문화가 어땠냐면 선배들로부터 후배들에게 노하우 전수가 거의 되지 않았었어요. 업무 떠넘기기가 전수되고 연구대회 나가라고 소스 좀 주는 정도.

그런데 PC통신, 혹시 영화 <접속> 보셨나요? 한석규하고 전도연 나오는. 그 때가 하이텔, 나우누리. 들어는 보셨죠? 거기에서 교사 동호회가 만들어졌는데 그 때는 좀 작았어요. 그러면서 인터넷 교사 개인 홈페이지가 나온 시기가 1990년대 말이에요. 그러면서 예은이네 허승환선생님, 초등참사람 이연우 선생님, 그런 분들이 슈퍼스타가 된거에요.
 
왜? 그동안 전수되지 않던 경력교사의 노하우들이 개인 홈페이지에서 완전 오픈된거에요. 그런 식으로 몇 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거기 가서 자료 다운받으면서 ‘이건 성경보다 더 위대한 것’이라고 했어요.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그러다 대두샘이라고, 머리 크신 선생님께서 자료만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든 게 ‘인디스쿨’이에요. 2002년도 말에 ‘인디스쿨’에 사람들이 막 모이기 시작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2박 3일 첫 엠티를 2003년 1월에 공주 동학산에서 하게되었습니다. 제가 거기 갔어요. 그 때 제 머리 길이가 길어서 묶고 개량한복을 입고 있었어요. 그 때 사진을 보면 정말 저런 미친놈이 다있나... ㅎㅎㅎㅎㅎ 낯뜨거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어요. 멋모르니까 그렇게 살았지.

여튼 그 때 처음 인디스쿨을 만나면서 시작이 됐습니다. 재미있는 계기가 뭐였냐면 같이 토의를 하는데 한 여선생님이 자세가 이래요. 그 자세로는 편두통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경추가 틀어지니까. 그래서 제가 이야기를 하고 마사지로 목을 좀 풀어준 다음에 경추를 교정해줬어요. 그래서 아픈 게 많이 좋아졌어요. 그것을 보고 있던 봉창수 선생님께서 ‘교실요가’연수를 열었어요.  저는 그걸 계기로 인디스쿨에서 대표 운영자를 하다가 지금까지 왔죠.

인디스쿨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선생님들이 수업연구를 안한다는거에요. 자사판기처럼 사이트에 올라와있는 자료를 다운받으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되어있으니까. 그리고 그 자료들이 또 꽤 괜찮아요. 현재 자료들은 과거 10년, 15년동안 계속 집단지성에 의해서 재수정을 거쳐왔기 때문이에요.  

지금도 하루 벌어 하루 사는데 먼저 진도 나가주는 그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쵸? 너무 고마워요. 하지만 그거에 대한 비판도 많이 받아요. 그것에 대해 저는 이렇게 이야기해요.

초임 때는 그 자료 그냥 다운받아서 그냥 쓰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하지만 1, 2년 지나면 그걸 그대로 쓰지 않아요. 내가 성장함에 따라서 그것을 변형하는 시기도 있고, 나름대로 창조해내는 시기도 있죠. 그럼 다운만 받던 선생님들이 자신이 만든 자료를 올리죠.

인디스쿨에 자료가 계속해서 올라오는 이유가그거에요. 아마 지금 자료를 올리시는 분들은 한 5년 전에는 그냥 다운 받아 쓰는 사람이었을 수 있어요. 다운받아서 써보니 나한테 좀 안 맞아, 내 옷이 아니야. 그래서 좀 수정해보니까 괜찮아. 그 시간이 몇 년 걸려서 이제는 그 자료를 올리는 사람이 된거죠.

예를 들면 여러분들 내년에 교사가 되셔서 인디스쿨을 이용한다면 그냥 ‘우와 이게 어디야~ 이거 엄청 좋다’그러면서 쓰실 수 있겠죠. 하지만 5년,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냥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느냐는거에요. 나름대로 수정하고, 그동안 내가 받았던 게 고맙잖아요 솔직히. 인디스쿨 아니였으면 학교 그만 뒀을지도 모르는데.

저는 인디스쿨의 수준이 아주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 성장이 이뤄지고 있어요. 제가 지금 하는 1년짜리 공부모임도 사실 인디스쿨에서 시작된거고 많은 사람들이 인디스쿨을 통해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서로 도우면서 성장해가고 있어요.

악용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인디스쿨이 가지고 있는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오프라인 사무실과 연수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거 만드는 데 15년 걸렸어요. 너무 느리죠. 실은 제가 대표운영자일 때 만들려고 했는데 그 때만해도 돈이 너무 없어서. 지금은 많은 분들이 CMS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교사가 되시면 CMS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