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도서출판 담론에서 제작하는 ‘교원총서(가)’의 일부입니다. 교원총서(가)는 선생님들의 교육담론을 담고 있으며 최소 100권의 시리즈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 문의 : oessol@naver.com


안영숙 소개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성장했다. 제주교육대학교를 나온 후 제주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을 전공했고 1급 전문상담교사, 수석교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퇴임 후의 삶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교사 상담이 필요하면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다.



# 질문


안영숙(이하 안) :

나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제일 좋은거라고 생각해요. 예수님은 아이들이든 어른들이든 항상 예를 들어 설명했어요.  그냥 얘기하면 막연한데 예를 들면 이해가 빠르죠.

김외솔(이하 김) :

그 사람의 상황에 맞게 설명을 해주신다는거죠?


안 :

그렇죠. 질문도 그래요. 좋은 질문이란 그런거죠.

질문을 했을 때 아이가 대답하거나 다시 질문을 하든 계속 연결 연결 연결되는 것. 최종의 답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꼭 말해줘야하는거라면 선생님이 말해줘도 되고 가서 더 알아보고와라~ 해도 되고. 

선생님은 '이것은 물이다' 하고 끝내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물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이런 물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질까?"
 
이런 식으로 질문하면 아이는 자기가 아는 것들이 총동원해서 대답을 해요. 그 중에서 걸러내고 걸러내면 정답~

그런데 그냥 선생님이 '이거는 이거야’라고 해버리면 그 때는 이해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런데 그래서 뭐?’ 이런다고요.  그리고 금방 잊어버리지요. 하지만 아이의 수준에 맞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안 잊어버려.

"아, 그거 말할 때 우리 선생님이 이런 예를 들어줬지~”

초등학교 교사는 세심해야하고 화를 잘 참아야해요. 


# 1:1 


안 :

저는 3월 한달은 날마다 아이들이 집에 가고 나면 교실 뒤로 가서 책상서랍을 살펴요. 그리고는 정리가 잘된 아이의 서랍엔 스티커를 붙여주죠. 다음 날 아이들이 와서 스티커를 발견하거든.

“선생님, 이거 뭐에요?"
 
애들이 다 올 때까지 대답을 안해줘요. 


김 :

아, 그런 게 일종의 전략이네요. 미리 얘기하지 말고... 애들이 다 찾아내니까.


안 :
 
그럼~ 
 
아이들이 다 오면,

"자 이게 궁금했죠? 뭘까? 그럼 책상 한 번 볼까?"
 
그럼 애들이 비교를 해보면서 답을 찾아나가요. 

그리고 프라이버시가 있는 것들은 알림장에 1:1로 표식을 해줘요. 보통 선생님들은 교실 뒤에다  붙여놓잖아요. 그럼 교실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그거 보고 이런다고. 
 
"오~ 이 아이가 잘난 아이구나~"

김 :

하루종일 고착화되어버리는거네요.


안 :

그럼요~ 그건 하루종일이 아니라 1년 내내가요. 그리고 학부모들이 찾아오면,
 
'아... 우리 아이는…'
 
공개적으로 스티커 붙이기를 하면 스티커가 없는 아이의 학부모는 차마 선생님에게는 뭐라고 못해요. 하지만 속으로는 좋지 않죠. 이건 교육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김 :

그러니까 스티커를 부여를 하되 1:1로만 하신다는거죠?

안 :

맞아요. 본인들만 아는거지. 자기만 아니까 스티커가 있으면 기분좋고, 없으면 분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스티커를 줄 때 일정한 수준을 정해버리면 어떤 아이는 한 번도 못 받는 경우가 생겨요. 그래서 난 각각의 아이들의 수준을 고려해서 그 아이의 수준에서 잘 하면 줘요. 아이가 의욕을 가지고 올라올 수 있도록.

잘 하는 아이는 이만큼 해야 잘하는거고 못하는 아이는 요만큼 하는 게 잘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각기 다른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일정기준을 딱 정해놓고,

“넌 왜 못 따라와?"
 
이런 우를 많이 범하죠. 어떤 아이들은 청소만 잘 해도, 아니면 친구에게 예쁘게 말해도 칭찬해줘야하는 경우가 있어요. 잘 살펴야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