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도서출판 담론에서 제작하는 ‘교원총서(가)’의 일부입니다. 교원총서(가)는 선생님들의 교육담론을 담고 있으며 최소 100권의 시리즈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 문의 : oessol@naver.com
안진영(이하 안) :
우리반엔 늘 하는 4가지가 있어요. 이 4가지는 숙제가 아니에요. 이건 밥 먹듯이 당연히 해야하는거라고 말해줘요. 그건 일기쓰기, 책읽기, 필사, 나눗셈 5문제 풀기에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뺄셈과 나눗셈에 대한 벽이 있어요. 곱셈, 덧셈은 휙휙되는데 나눗셈에는 벽이 있거든요. 그런데 나눗셈 한 문제에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 다 들어있어요. 그래서 나눗셈만 정복하면 사칙연산은 다 되는거에요. 그래서 매일 나눗셈 5문제씩 풀고 있고 그 덕분에 구구단을 못 외웠던 애들도 지금은 세자리수 나누기 두자리수를 가볍게 풀어요.
그런데 이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존감이 높아져요. 자기 마음의 벽이 하나 사라지니까 수학을 좋아하게되요.
우리반에 똘똘해보이는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나눗셈을 공부하는 데 8*8=63이라고 하는거에요.
"나눗셈이 헷갈려?"“네. 계속 헷갈려요.""그래? 그럼 이걸 하면 잘 할 수 있어. 학교에선 나눗셈 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당분간은 집에서 엄마의 도움을 좀 받자."
그래서 아이 엄마랑 전화통화를 했죠. 그렇게 엄마에게 매일 나눗셈을 배운거에요. 한 학기 내내 엄마가 직접 해줬어요.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나눗셈을 깨우쳤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수학은 시간이 쌓여야되는거다. 수학만큼 시간이 쌓여야하는 건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매일 나눗셈 5문제씩을 푸는 것은 필요한 시간을 쌓아놓는거라고 이야기하죠.
김외솔(이하 김) :
계속 틀려도 그냥 합니까?
안 :
네. 매일 5문제를 풀고 채점을 하거든요. 채점을 하고 틀리면 다시, 틀리면 다시.
김 :
매일 다 맞는애들도 매일 합니까?
안 :
네. 매일 해요.
김 :
그건 뭐라고 설명을 해요? 선생님 저는 이제 나눗셈 통달했는데요?
안 :
그건 아무리 잘하는 아이들도 계속 실수할 수 있는거니까. 그리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하나가 통하면 다른 것도 통한다. 나눗셈으로 통하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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