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도서출판 담론에서 제작하는 ‘교원총서(가)’의 일부입니다. 교원총서(가)는 선생님들의 교육담론을 담고 있으며 최소 100권의 시리즈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안진영 소개

제주교대 졸업 / 춘천교대 교육대학원 아동문학과 졸업 / 어린이도서연구회 
저서 : 동시집,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 (문학동네) 


김외솔(이하 김) 

아이들의 컴퓨터 게임을 끊게하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안진영(이하 안) :

몇 년 전에 이 아이보다 더 완벽한 아이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아이를 만난 적이 있어요. 음악, 미술, 체육, 시, 글쓰기, 공부, 안되는 게 없어요. 뭐든 다 잘해요. 제가 너무너무 아꼈어요. 그런 최고의 아이를 만났는데 그 아이의 가장 큰 문제가 컴퓨터 게임이었어요.

당시만해도 컴퓨터 게임에 대한 문제성을 알긴 알았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았거든요. 왜냐하면 그 아이는 게임을 해도 늘 제가 원하는 이상을 항상 보여줬으니까.

그런데 저랑 있을 때 그 게임을 못 끊어준 게 참 아쉬워요. 그 아이와 헤어지면서 얘는 그냥 두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시켜준 선생님이 있었어요. 그 선생님이 저희 딸에게도 공부의 욕구를 키워주기도 했었구요. 그 덕에 그 아이 소식을 계속 들을 수 있었는데 결국은 게임을 못 끊어서 그 아이 가능성만큼 아직 못 지내고 있더라구요.

게임은 그 집안에서 항상 불화의 씨앗이 되고 있죠. 그래서 이 게임을 끊게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일 이후로 '기쁨과 쾌락의 차이'가 제 안에서 정리가 되었어요. 기쁨은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주는데 쾌락은 느낄 땐 좋지만 할 수록 수렁 속으로 빠지는 것 같잖아요. 그 아이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게되었고 이걸 통해서 우리반 아이들이 거의 다 게임을 끊었어요.


김 :

그건 국가적인 과제인데요...

안 :

저희 반 아이 엄마랑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는데 엄마가 그러는거에요.

“선생님 너무 놀라워요. 저는요, 우리 아이가 게임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을 안 했어요. 제가 늘 바쁘니까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 시간에 휴대폰을 줬고 그 습관 때문에 휴대폰 아니면 못 놀 줄 알았어요. 그런데 게임을 끊고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노는거에요.”

계속 놀이를 개발해내더래요. 아무것도 없는데 무의 상태에서 애들이 놀이를 계속 만들어내서 하더래요.


김 :

저희 어렸을 때는 그렇게 놀았죠

안 :

그렇죠. 그래서 깜짝 놀랐데요. 애들이 이렇게 창의적인 걸 게임을 끊으면서 알았대요.


김 :
 
그 프로그램에 대해 좀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안 :

네. 그게 과정이 길어요. 프로그램이 순서대로 쭉 진행이 되고 그러는 사이에 아이들에게 스며들게되요. 처음부터 게임 이야기를 하면 안돼요.


[ 청소 ]

- 청소의 메시지

안 :
 
저는 아이들에게 지우개를 하나씩 선물해줘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물어보죠.

"왜 선생님이 지우개를 선물할까? 사실은 메세지가 있어."
 
이렇게만 이야기해도 아이들은 다 알아차려요.

"마음 속에 있는 뭔가를 지우라구요."

"맞아~ 여태까지의 나쁜 기억들을 굳이 가지고 살 필요가 없어. 그걸 지워버려야 빈공간이 생기고 빈공간이 있어야 새 것이 채워지는거야. 나쁜 기억들을 지우개로 지워서 내 공간 비워볼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연필 하나>>라는 책을 읽어줘요. <<연필 하나>>라는 책은 연필이 세상을 창조하는 내용이에요. 거기 지우개가 들어가서 지워버리기도 하고. 그 책을 통해 연필에는 세상을 창조하라는 메세지가 있다는 걸 알려주죠.

"그렇다면 청소에는 무슨 메세지가 있을까?"

그리고 얘기를 하나씩 하나씩 하는거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아이들로부터 '마음 청소'라는 답이 나와요.

"정말 잘 알았다, 청소에는 그런 메세지가 있어."

그리고 '청소에는 어떤 힘이 있을까'를 얘기하는거죠.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