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도서출판 담론에서 제작하는 ‘교원총서(가)’의 일부입니다. 교원총서(가)는 선생님들의 교육담론을 담고 있으며 최소 100권의 시리즈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안진영 소개

제주교대 졸업 / 춘천교대 교육대학원 아동문학과 졸업 / 어린이도서연구회 
저서 : 동시집, <<맨날맨날 착하기는 힘들어>> (문학동네) 

[ 청소 ]

- 청소의 힘

안진영(이하 안) :
 
청소의 메세지를 일깨워준 후에는 <<청소력>>이라는 책을 소개해줘요. 이 책에는 청소를 함으로써 부정적인 에너지는 없어지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게되서 결국 슬기로운 삶을 살게된 사례들이 소개되어있어요.

청소력 - 10점
마쓰다 미쓰히로 지음, 우지형 옮김/나무한그루

김외솔(이하 김) : 

책을 소개해주면 읽는 아이들이 있나요?


안 :

꼭 읽어야하는 건 아니지만 사보는 집도 있어요. 누군가 사오면 그걸 우리반이 돌아가면서 읽는 경우도 있고, 제가 빌려주기도 하고. 그러다가 제 책은 잃어버렸어요. 어디갔는지 모르겠네요. ^^

<<청소력>>이란 책을 소개해주고 '사소한 것의 기적'이라는 동영상을 보여줘요. 사소한 쓰레기 하나가 동네를 완전히 쓰레기 통으로 만들고, 사소한 쓰레기 줍기가 그 동네를 굉장히 맑은 동네로 만든다는 내용이죠. 이걸 통해서 청소의 중요성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깨진 유리창의 법칙' 동영상도 함께 봐요. 청소로 범죄가 사라진 도시이야기인데요, 내 주변에 깨진 유리창처럼 청소나 수리가 필요한 곳, 혹은 내 마음에 수리가 필요한 곳이 있는지를 돌아보죠. 한마디로 청소력이란 마이너스 에너지는 없어지고 플러스 에너지는 들어오는 힘이죠. 그리고 이런 청소력 때문에 달라진 구체적인 사연들을 이야기해요.

깨진 유리창 법칙 - 10점
마이클 레빈 지음, 이영숙.김민주 옮김/흐름출판


우리반의 한 아이도 청소력으로 바뀐 케이스에요. 이 아이의 부모는 새벽에 일을 나가서 아이가 혼자 일어나서 학교에 와야해요. 그러다보니 밥은 거의 안 먹고 군것질을 많이 하게되죠. 먹는 게 그러니까 애가 너무 산만한 거에요. 공부시간에 앉아있질 못해요. 지우개 잘라서 던지고, 옆으로 앉아서 '어제 그 게임 어떻게 됐어?' 물어보는 등 공부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죠. 수업이 끝나고 하루는 제가 그 아이의 책상을 닦았어요. 닦으면서 생각을 하죠.

'내가 오늘 이 애에게 말실수했구나, 끝까지 좀 봐줬어야했는데 못 봐줬구나, 미안하다.'

책상을 청소하면 제가 가야할 길이 보이는거에요. 제 마음 청소가 되는거죠. 그러면 옆에 있던 애들이 물어봐요.

"선생님 왜 걔 책상을 닦아요?"

"어, 내가 마음 청소 중이야."


김 :

그 아이의 책상을 청소하면서 일종의 성찰의 시간을 갖는거네요?

안 :

네. 신기한 건 그 다음 날엔 옆에서 보면서 제 얘기를 들은 아이가 그 애 책상을 닦아줘요. 그럼 저는 그 다음 날 오면 책상 주인 아이에게 '어제 네 책상을 얘가 닦았어'라고 이야기해주죠. 그럼 뻘줌해하면서 좀 조심을 하더라구요. 그런식으로 조금씩 아이가 바뀌어요.


김 :

아, 이거 엄청난데요.

안 :

저는 그 변화의 지점을 애들과 늘 공유하죠. 오늘 누가 이렇게 했다~ 아까, 어제까지는 쓰레기를 던졌는데 오늘은 이렇게 잡아서 쓰레기통에 갖다 넣었다~


김 :

선생님이 먼저 그 아이의 책상 닦으면서 본인 나름의 성찰의 시간을 갖고, 다음 날엔 그걸 본 다른 학생이 걔 책상을 닦고 있는거네요. 물론 그 학생도 얘한테 욕을 했든 뭘 했든 장난을 쳤든 뭘 했을거니까. 선생님따라 책상을 닦으면서 자기도 지울 수 있는거고. 그게 그냥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거고. 그게 한 둘 모이다보면… 누군가가 자기를 위해 책상을 닦아준다면 아무리 반응을 안하려고해도 안할 수가 없죠.

안 :

맞아요. 그런 식으로 반복되다보면 공부시간에 삐딱히 앉아 딴 짓하던 아이가 앞으로 고쳐앉게되죠. 그걸 놓치지 않고 저는 또 아이들과 공유해요.

"오늘은 누구가 선생님을 향해서 앉았네~ 다같이 다 박수~"

그러면 그 아이는 또  뻘쭘해하고… ^^


김 :

그게 양심의 지점이라고 보는거죠.

안 :

그리고 수업 끝나면 저는 아이들에게 세줄 느낌을 쓰게하는데 보통 그런 아이들은 안 쓰거든요. 게으름이나 그런 것들이 습관화되서. 그런데 그런 일들이 한 두번 벌어지고 나면 써요. 쓰면, 그게 또 우리반 뉴스잖아요? 그래서,
 
"얘들아~ 누가 이걸 써왔다~ 근데 이 글이 너무 좋아."

하고 글을 읽어줘요. 그러면 애들이 막 박수쳐주고 애는 또 뻘줌해하고. 그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써요.


- 지혜 혜(慧)와 빗자루 혜(彗)


안 :
 
청소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한자를 배우죠. '지혜 혜(慧)'와 그 속에 있는 '빗자루 혜(彗)'와 마음 '심(心)'을 알려주죠.

“지혜 혜는 빗자루로 마음에 있는 먼지를 쓸어내면 지혜가 보인다는 글자야”

김 :
 
아이들이 금방 변할 것 같은데요.

안 :

네. 애들이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죠.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