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도서출판 담론에서 제작하는 ‘교원총서(가)’의 일부입니다. 교원총서(가)는 선생님들의 교육담론을 담고 있으며 최소 100권의 시리즈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 문의 : oessol@naver.com
안영숙 소개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성장했다. 제주교육대학교를 나온 후 제주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을 전공했고 1급 전문상담교사, 수석교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퇴임 후의 삶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교사 상담이 필요하면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다.
안영숙(이하 안) :
내가 많이 알고 있어야하고 아는 건 실천해야해요. 나는 아이들에게도 말해요. 안다는 건 실천하는거라고. 실천해야만 아는거지. ‘알아요’라는 말은 누구나 해요.
“알아요."“그런데 너 여기서 소리지르고 아니면 친구들 때리는 거 이거 옳지 못하다는 거 알고 있었어? 진짜 알고 있었을까? 아는 건 진짜 행동으로 실천해야하는건데..."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이 있잖아요. 맞는 말이에요. 몰라서 하는 행동은 거의 없어요. 우리가 무단횡단을 몰라서 하나요? 소리를 뭐 그냥~~ 몰라서 질러?
내가 목격한 건 횡단보도는 저~ 기있고 자신들이 여기 있으면 아이는 학교에서 배운 게 있으니까
"엄마 안돼~ 횡단보도로 가야해~"
라고 하는데 엄마는 정작
"야, 아무도 안 보는데~ "
하면서 끌고가더라고.
그런 일을 겪고 난 후에 아이가 나에게 와서 그러더라구요.
"엄마가요~ 어쩌구 저쩌구~"
그럼 난 이렇게 말해요.
"다음부터는 '엄마, 엄마는 그 쪽으로 가세요, 나는 횡단보도로 갈꺼에요'라고 해라. 그리고 횡단보도로 가라."
그럼 엄마들이 창피해서 같이 가요~ 부모교육? 부모가 안오니까 교육 시킬 수 없어요. 특히 말 안듣는 아이의 부모가 와야하는데 절대 안 와요. 학부모 회의 때도 안 와요. 그러면 난 아이를 통해서 교육을 거꾸로 시켜요.
집에서 이렇게 이렇게 할 땐 이렇게 이렇게 해라. 그럼 그거 한 번 실천한 날은 와서 막~~ 얘기해요.
"와~ 잘했어 잘했어. 바로 그게 실천이야~ 이런 거~ 그게 진짜 아는 사람의 행동~ "
이러면 좋아가지고~
김외솔(이하 김) :
선생님 스스로에게도 그런 방법을 똑같이 적용하는 겁니까?
안 :
그럼요~ 난 아이들에게 말하는 건 다 지켜요. 예를 들면 심지어 이런 거. '실내화를 신고 밖에 나가는 건 옳지 않다'를 아이들에게 말했다면 나도 늘 실천해요. 다른 선생님들은 실내화 신고 밥 먹으러 그냥 가요. 하지만 나는 신발 들고 가죠. 가서 갈아신고 또 갈아신고. 애들이 늘~ 나를 지켜보는거지. 나도 아이를 지켜보는거고 애들도 나를.
나는 본다고 생각 해요. 또 보든 안 보든, 아이들에게 항상 말하는 거.
"누가 보지 않아도 나는 안다. 나 자신. 그게 양심이라는거야. 종교가 있으면 하느님이 안다, 부처님이 안다하겠지만 모~ 든 사람에겐 양심이라는 게 있어서 그 양심이 맨날 나를 지켜보는거야."
그래서 누가 보지 않아도 옳은 일이라면 하고 옳지 않은 일이라면 하지 않아야 하는 것, 왜 그걸 해야하고 왜 그걸 안해야하는지 분명하게 얘기해줘요.
그러니까 '우리 선생님이라면 이럴꺼야.' 애들은 이러지요.
다른 선생님이 실내화신고 밖에 나가는 걸 보고
"선생님~ 여긴 밖인데요~"
그리고 나는 고학년에겐 이렇게 이야기해요.
"어른들도 옳지 못하는 일을 하는 어른들도 있어. 그 때 얘기하는 게 용기야.""어, 맞으면 어떻해요?""내가 보기엔 절대 맞지 않아. 단, 바르지 못한 표현을 할 때 맞는거야. 그러니까 '왜 이러는데요?' 하면 기분이 나쁘지. 그런데 '여기는 바깥인데 실내화를 신으셨네요...' 라든가... 그러면 어떤 어른도 함부로 너희들에게 하지 못해."
이런 식으로 말하는 법을 가르쳐요. 공손하게 말하기. 그러면 선생님들이 그래요. 뭐 할려고 하다가도,
"아~ 저 반 아이들 때문에..."
이렇게 조심스러워져서 우리반 애들이 있으면 선생님들이 행동이 달라져요~ 😃 옛날엔 학교에서 막 담배도 피웠잖아요~ 그럼 아무데나 절대 못 버려요. 애가 꽁초를 주우면서
"선생님~ 여긴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
이런 식으로 말하라고 하기 때문에... :D
김 :
기다리고, 이렇게 하나하나 얘기해주려면... 요즘 선생님들은 이런 질문할 것 같아요. 어느 시간에... 쉬는 시간에 이렇게 하는데 수업 시작해버리면 이거 어떻게 또 끝내....
안 :
그건 맞아요. 그런데 그것에 대한 대답은 '내가 정말 교사로 잘 서고 싶으냐?’에요. 내가 정말 진정한 교사로 서고 싶다면 나도 희생을 해야지. 아침에 일찍 가야죠. 아침에 일찍 온 아이가 내게 와서 이야기하고, 또 오후에도 이야기 들어주고, 점심시간에도... 그러면 내 시간이 없어지는거지.
김 :
그 정도도 안 하면서 자기가 뭐...
안 :
그럼~ 그러면서 아이들이 말 안듣는다? 절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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